
40년을 살아온 짧지도 길지도 않는 인생중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일부러 꼽지않아도 문득 깊은 한숨을 쉬고 잠시 멈출기회가 있을때 생각이 나는것은 유독 나만그럴까...
어린시절들의 기억은 그리 많지않다, 잊고싶어서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 별다른 추억거리가 없어서 안나는 것인지 오빠한테 쥐어 터지고 엄마, 아빠께 혼난것을 제외하고는 별 기억이 없다.
그러고나면 10대인데 아..이 시기는 정말 격동의 쥐어터짐이었다...
뭐..원인제공에 착실(?)했던 면도 무시할순 없지만 너무도 다른 성격들이 한집에 사는 그런 우스꽝 스러운 꼴이었다고 해석할수 밖엔....가족이라...쩝...
10대동안 묻어둔 탈출의 욕구로 인해 어느듯 20대 초반 방랑기를 거쳐 드디어 집을 떠나 독립...ㅋ 서울 생활을 시작....고생반 한량반으로 그다지 똑똑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제차 확인하는 꼴을 당할즈음 남편을 만나 나의 20대 방황은 끝이났다...그러므로 내 남편은 나의 방황을 끝내준 고마운 은인....케케케..
제 1의 방황을 끝내고 결혼후 다시 제2의 방황기에 접어들다..그것은...매사에 똑똑하고 사려깊은 남편으로 부터 살아남기..그 악조건 속에서 내 영역 구축하기 등등....이어 제 3의 방황기가 나를 기다렸다...그것은...하고 싶지않아도 해야하는 천륜에 의한 방황...자식키우기....쩝....
아직도 제 3의 방황기는 끝날줄을 모르고 힘이 드니까 자꾸 옛날만 회상하는 부작용까지....그러나 그 옛날이란것이 그다지 기분전환을 못시킴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채워둔것이 없으니 과거만 생각날밖에...쩝...
답은 없다..인생에 답이 어디있는가..순간순간 초보다도 빨리 결정지어지는 현재를 달리는것이 인생인데..자꾸 답을 찾는다..지쳐가므로 쉽게갈수있는 그 무엇을 찾는다. 그러나 슬프게도 우리에겐 정답이 없다..그저 최선을 다할수 밖에..도저히 최선을 다할수 없이 지쳐버린 순간조차도 그 순간엔 그것이 최선인것을..나이가 들어가니 이젠 몸도쉽게 지치고 마음도 쉽게 허탈해진다..남을 원망하거나 탓을 하는것엔 조금 느긋해진반면 내 자신이 못나서인것 같은 자격지심에 시달린다.
자녀또한 내맘대로 되는것이 아닌데 내인생에서 부족했던것을 자식에겐 채워주고자 욕심만 앞서간다. 그러나 어디 내 인생도 내맘대로 못하는것을 자식인생을 내가 어찌 좌지우지할수 있냐고...
그저 나아가서 내 발등을 찍을 일만 피해볼 도리를 찾을수 밖에...그저 바른 사람으로 성실하고 현명하기만을 바란다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주문을 외우고 있는 중임...
힘들때 생각한다..
미국에 처음 도착한날,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비행기가 내려 앉았을때 비행기 창 밖으로 내다본 활주로 옆 거친 잔디위로 쏙쏙 올라와 있던 노란 작은 꽃들을 잊을수 없다..
오하이오 주에 살때 첫 아파트 입구 길따라 피어있던 보라빛과 청색이 섞인 듯한 묘한 색깔의 그 꽃도 잊을수 없다..여름날 밤 바람이 살랑거릴때 내 코를 스치고 지나가던 그 여름밤 풀냄새를 잊을수 없다..
나름 독립한 새살림이라고 쌈짓돈 꼬깃꼬깃 들고 남편과 월마트에 가서 서울 백화점에서 보았던 코닝 그릇을 사고싶어 매만지다가 사치할려고 미국온것 아니니 필요한것 아니면 사지말라는 남편의 야박한 야단에 눈물을 악으로 삼키며 쇼핑은 커녕 싸우고 집으로 그냥 돌아오던 그 서럽던 박사과정 일년차 아내의 서러웠던 날들도 잊을수 없다.
장난감 하나 좋은것 후하게 못사주고 키우던 첫 아이가 느지막히 알게되었던 한국아이의 집에 놀러가 토마스 장난감에 감동받아 만져보고 싶어 손에 꼬옥 쥐었다가 그집 아이한테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팔을 물렸어도 토마스기차를 그 작은 손아귀에서 절대로 떨어뜨리지 않고 소리지르며 아프다고 울기만 했던 그 순간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
둘째 산후조리때 오신 친정어머니께 한국 돌아가실때 고맙고 죄송한 맘에 감사를 표하고 싶어도 가진돈이 없어 번역아르바이트로 벌어둔 돈 200불을 감사편지와 함께 봉투에 넣어 엄머니께 드렸을때도 잊을수 없다.
이런 기억들이 지금 다시 우리를 살게 만드는것 아닐까....지금은..? 코마스 기차 줘도 안한다. ㅋㅋㅋ
코닝도 당연히 살수있다..근데 못생겨서 잘 안쓴다 케케...
모든 고생과 아픔을 나보다 10배도 더 많은 악으로 이겨내고 계시는 (ㅋㅋ) 남편께 감사드린다.
40대에는 우리 부부에게 일어날 많은 잊지못할 순간들을 기대해본다.
by yoosu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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